전원주택 시공사례

전원속의 내집_대구 벽돌집

(주)대송창호 2020. 8. 12. 16:21

https://news.v.daum.net/v/20161214093708669

 

대구 벽돌집

[월간 전원속의 내집] 어린 시절 시골집의 좋았던 기억을 아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한 집짓기는 생각했던 것 이상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부부는 큰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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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신 있는 집짓기

[월간 전원속의 내집] 어린 시절 시골집의 좋았던 기억을 아이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결심한 집짓기는 생각했던 것 이상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조용한 주택가에 자리한 집의 모습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던 부부는 큰 아이가 세 살이 되던 해 남편의 고향인 대구로 내려왔다. 그 사이 둘째가 태어나고 아이들이 점점 자라면서 시부모님과 함께 살던 작은 주택에서 분가해야 할 상황이 되었다. 모두 하나같이 입을 모아 아파트를 권했지만, 정작 그녀가 원한 집은 따로 있었다.

“지금까지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지 않고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어린 시절 시골집에서 마음껏 뛰논 덕분이라고 생각해왔어요. 그러다보니 우리 아이들도 자연 가까이에서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집에 대한 욕심이 생겼죠.”

 

HOUSE PLAN

대지위치 : 대구광역시 수성구 / 대지면적 : 244.00㎡(73.81평)

건물규모 : 지상 2층 / 건축면적 : 105.79㎡(32평)

연면적 : 150.45㎡(45.51평) / 건폐율 : 43.35%

용적률 : 61.65% / 주차대수 : 1대

최고높이 : 8.7m / 공법 : 기초 - 철근콘크리트 매트기초 , 지상 - 철근콘크리트

구조재 : 벽, 지붕 - 철근콘크리트 / 지붕마감재 : 전벽돌

단열재 : 비드법단열재, 포그니 / 외벽마감재 : 전벽돌, 방킬라이원목, 구로철판

창호재 : 대송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 에너지원 : 지열보일러

시공 : 양현수, 윤형근

설계 : ㈜씨엘건축사사무소 김길령 010-9733-0618

 

외벽과 지붕을 은빛 전벽돌로 쌓아 담백한 외관을 완성했다.

SECTION

 

긴 시간 남편을 설득해 주변 주택가를 둘러보았다. 낡은 주택을 고쳐 살지, 땅을 사서 신축할지 고민하던 참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발길 닿은 곳에서 아직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한 터를 발견했다. 복잡한 도심에서 몇 분만 걸어 들어왔을 뿐인데 조용하고 아늑한 시골마을 같은 곳이었다. ‘첫눈에 반했다’할 만큼 마음에 들었지만, 큰 비용이 들어간다 생각하니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토지 매매 계약을 하기까지, 약 5개월을 수시로 오갔던 것 같아요. 아이들과 산책 겸 놀러 오기도 하고, 지인을 모시고 와 보여드리기도 하고. 밤낮, 날씨 가리지 않고 들러 땅과 그 주변을 관찰했죠. 혹시나 보지 못한 문제점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어요.”

땅은 보면 볼수록 더 정감이 가고 따스한 기운마저 느껴지는 듯 했다. 함께 둘러본 건축가인 친구도 좋은 곳이라는 믿음을 보태주었고, 이후 주저 없이 땅을 구입해 집짓기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현관을 통해 내부에 들어서면 빛을 가득 품은 큰 창과 마주한다. / 채광 좋은 자리에 거실을 배치했다. 정면에는 툇마루를 놓아 아늑한 휴식 공간을 만들었다.

거실에는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 실용성을 더한 1층 욕실 앞 파우더룸

주방의 아일랜드 싱크대 하부에 넉넉한 수납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식탁 뒤 한쪽 벽면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그림도 그릴 수 있도록 칠판 페인트로 마감했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아우로페인트, 자작나무합판 / 바닥재 : 강마루

욕실 및 주방 타일 : 대구 비엔타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주방가구 : 대구 키친마켓 / 조명 : 대구 빛이예쁜우리집

계단재 : 자작나무합판 / 붙박이장 : 대구 키친마켓

데크재 : 방킬라이원목

 

주택의 외관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2층. 우측에는 넓은 테라스를 두어 언제든 주변을 둘러싼 자연을 마음껏 느낄 수 있도록 했다.

PLAN - 1F (91.78㎡) / PLAN - 2F (58.67㎡)

천창으로 인해 포근함이 느껴지는 가족실. 좌측의 다락과 연결된 계단실 역시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공간을 숨길 수 있도록 했다. / 다락방 창 앞으로 쌓인 벽돌은 내부에 아름다운 빛 그림자를 만들어내고, 외부에서는 시선을 차단해주는 효과를 가진다.

 

집의 설계는 ㈜씨엘건축사사무소 김길령 소장이 맡았다. 대학 시절, ‘나중에 건축가가 되면 내 집을 지어 달라’ 했던 농담 섞인 두 사람의 대화가 정말 현실이 된 것이다.

“친구라서 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부분도 분명 있었죠. 계약서를 건네주면서도 다른 건축가와 비교해보고 천천히 결정하길 권했으니까요. 그런데 바로 다음날 계약하자더라고요.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인 것 같아요.”

집을 짓는 동안 대구에 머무르며 매일 현장을 꼼꼼히 챙기는 건 김소장의 몫이었다. 거처를 옮겨 지내야 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은 채, 작은 부분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 쓰고 배려했다. 그 덕분에 1년 남짓 생활 중인 지금도 집에 대한 만족감이 크다는 부부다.

“해질 무렵 퇴근하면 아이들은 툇마루에 걸터앉아 놀고 있죠. 기다렸다는 듯 신나서 반겨줄 때는 너무 행복해 가슴이 다 뭉클해져요.”

일상을 지내다 친구가 공들인 흔적을 발견할 때면 또 한 번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한다. 집을 짓고 얼굴 가득한 아이들의 해맑은 미소는 이 집이 가족에게 없어서는 안 될 이유이자 행복이다.

 

각 공간이 내려다보일 수 있게 다락에는 작은 창을 내었다. / 안방 앞에는 욕실과 화장대가 자리한다.

 

SPACE POINT

1. 현관

중문을 열면 마당이 보이는 창을 정면에서 마주한다. 덕분에 밝고 기분 좋은 현관 출입이 되어준다.

 

2. 거실

채광 좋은 거실에는 별도의 슬라이딩 도어를 설치해 필요에 따라 여닫으며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3. 가족실

다락에서 바라보면 1, 2층이 한눈에 들어온다. 벽면 가득 채운 책장 뒤로 욕실, 발코니를 갖춘 안방이 있다.

 

4. 서재

시공 도중 설계 변경으로 얻은 공간.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도서관’이라며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곳이다.

 

5. 테라스

다이닝룸과 이어진 아담한 야외공간으로, 따뜻한 날이면 다함께 모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장소가 된다.

 

6. 툇마루

거실 앞에 자리한 툇마루는 아이들이 놀기에도, 주변 풍경을 편안히 감상하기에 안성맞춤이다.

 

Architect Says 씨엘건축사사무소 김길령 소장

“함께 지은 집”

“가끔 아이들과 놀러 가는 숲이 있어. 그 앞에 땅이 하나 나왔는데….”

오랜만에 대학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집을 짓고자 하는데, 마음에 드는 땅을 본 모양이었다. 친구가 말한 그 땅은 고요하고 아늑했다. 그렇게 땅을 사고 나는 그곳에 친구 집을 짓기로 했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늘 양손엔 모형과 노트북을 들고 2~3주에 한 번씩 대구로 내려가 설계 미팅을 했다. 땅 그리고 친구의 가족과 친해지려 노력한 지 3개월. 비가 오는날 도 단풍이 지는 날도 땅과 친구를 보러 갔다.

같은 직업을 가진 부모와 5살, 8살 아이들. 식구는 모두 네 명이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직장으로 복귀를 앞둔 친구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집을 지어야겠다고 했다. 책과 자연을 벗 삼을 수 있는 그런 집을.

일단 커다란 셸터(Shelter)를 땅에 살포시 씌워 자연이 그 틈새 사이사이에 스며들게끔 의도하였다. 전체가 부드럽게 흐르는 유연한 공간이 되길 바랐고, 자연이 머물기 위해 집은 담백해야 했다. 집 앞에는 작은 재실(齋室)과 그윽한 숲이 있었는데, 아이들은 그곳을 별채처럼 드나들고 숲속을 안마당 삼아 놀았다. 그래서 숲으로 난 벽체는 곡선으로 휘어 출입구를 만들었다.

새 옷을 입은 세련된 멋쟁이가 아닌, 마치 오래전부터 거기 있었던 것 같은 집을 짓고 싶어 은빛이 나는 무채색의 전벽돌을 외장재로 택했다. 묵직한 벽돌로 두툼한 겉옷을 만들고 나니 지붕이 관건이었다. 지붕 위 벽돌을 계단식으로 쌓는 것이 과연 가능할지. 해보지 않은 시공법에 걱정이 앞섰다. 그러다 운 좋게 벽돌 시공에 경험 많은 작업자를 찾았다. 지붕 경사가 심해 벽체처럼 지붕을 타설하고, 천창 등의 방수 부분에 특히 신경을 썼다. ‘벽돌의 고수’ 반장님들 덕분에 예상보다 작업은 쉽게 끝났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 서울에서 시공자를 찾아놓고 1톤 트럭에 짐을 실어 대구로 내려갔다. 곧이어 시공자도 뒤를 따랐다. 현장 근처 임시사무실을 아지트 삼아 건축주, 시공자, 감리자가 6개월 동안 매일 조금씩 지어나갔다. 집은 많은 사람의 시간, 에너지, 정성이 모여 완성되었다. 현명한 건축주는 늘 우리를 배려해주었고, 섬세한 시공자는 연고도 없는 대구에서 시공팀을 찾아 공사품질을 높이느라 애썼다. 열정이 앞선 감리자 역시 좌충우돌하며 현장을 도왔다. 우리는 하나의 집이 지어지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시간을 함께했다. 일반적인 시공법이 아니었기에 어떤 때는 뒤엉키고 애매해지기도 했지만, 결국은 서로에 대한 신뢰로, 잘 지어보자는 공통의 목표가 있었기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다.

서울로 돌아온 후 일 년 뒤 다시 대구를 찾았다. 네 식구가 집과 잘 어울려 살고 있어 안심이다. 앞으로 두 아이가 부모의 마음이 담긴 이 집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나가며 성장하길 바라본다.

 

벽돌로 마감한 지붕과 새어나오는 빛으로 아름다움이 더해진 외관

 

건축가_ 김길령

서울시립대학교 건축도시조경학부를 졸업했다. 대학생활 마지막 해 런던에 있으며 AA스쿨 여름학기를 경험한 것이 건축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아틀리에 사무소를 통해 건축의 소프트웨어를 장착, 201건축에서 하드웨어와 함께 여러 프로젝트로 탄탄한 실무를 익힌 후 독립하였다. 논리와 개념보다는 땅, 감성, 물성, 경험들을 지향하며 현장에서 재료와 디테일로 만들어내는 즐거움에 빠져 있다. 현재 서울과 양평을 오가며 다양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취재_김연정 | 사진_변종석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16년 12월호 / Vol.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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